현재까지 받은 비자가 세 개, 오늘로 하나를 더해서 네 개가 여권에 빼곡히 있다.
담당자는 다음번 비자를 받을 때엔 새 여권과 새 사진이 필요하다고, 특히 꼭 새 사진으로 가져오라고 당부했다.
사실 사진이 3년도 더 된거라 전형적인 독일인 공무원을 만났다면 임시 비자를 주고 사진을 다시 찍어서 오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드물게도 유도리있는 담당자를 만나서 경고(?)만 받고 새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럭키!
이번 비자는 독일에 와서 받은 첫 자유(?) 비자로 이제 더 이상 회사 이름과 포지션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담당자는 비자를 주며 이제 너는 취업시장에서 자유야! 라고 말해줬고, 나는 주인에게 양말을 받은 도비의 표정을 하고 외국인청을 나왔다.
독일에서는 2년동안 일을 하면 즉, 세금을 잘 가져다주면 2년후에는 회사에 종속되어 있지 않은 비자를 준다.
1년짜리 비자라 그렇다고 엄청 자유로워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암튼 뭔가 이상하게 해방된 기분이 들기는 했다.
이번에는 회사에서 전부 다 처리해주고, 가서 받기만 하면 돼서 그 전의 비자 발급 과정에 비하면 너무 쉽고 간단했다.
처음 베를린에서 비자를 받았을 때는 한참 난민들이 들어와서 외국인청이 마비되었던 즈음이었는데 네 번을 들락날락거리고
새벽 일찍가서 줄서고 사람들이랑 몸싸움해서 외국인청 건물으로 뛰어올라가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는 과정을 통해서 비자를 받았었다.
비자 만료일은 다가오는데 이 난리를 겪고 신청을 해도 비자가 나올지 확실히 모르고 기다리는 상황이 또 그렇게 스릴 넘쳤었지, 후후
다음 비자는 배우자 비자가 될 예정인데, 아닛 배우자 비자라닛, 생각만해도 뭔가 낯 간지럽고 막 그러네
서류 준비를 할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찌릿찌릿하지만 이번 주말부터 슬슬 시작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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