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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 in the world

[20230509] 일본에서 헤어 메이크업 받기 / 사진 촬영 / 시부야 카레집 / 나카메구로 산책 / afuri 라면 / 아이엠 도넛 실패


예약해 둔 헤어 메이크업을 받으려고 시부야에 있는 한 빌딩에 아침부터 출동했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일본인을 인스타그램으로 컨택해서 예약을 했는데 자기가 프리랜서라서 딱히 샵이 없으니까 알아서 예약을 하겠다고 하면서 무슨 오피스텔의 작은 룸 사진을 어떻냐고 물으면서 보내왔다.

너가 이런 곳에서 헤어 메이크업 할 수 있으면 나는 오케이.
나는 할 수 있지, 그럼 예약할게!

그래서 도착한 오피스텔 건물은 좀 오래되고 메이크업이 아니라 뭔가 더 불법적인 걸 해야 할 것만 같은 그런 곳이었다.
시간 맞춰 도착하니 젊은 남자가 웃으면서 문을 열어줬다.
메이크업이랑 헤어를 하면서 개인한테 이런 메세지를 받고 이런 식으로 일하는 건 처음이라 내가 안 올 줄 알았다고 해서 엄청 웃었다.
나도 예약하면서 확실한 걸 좋아하는 일본인이 이런 식으로 두리뭉실하게 내 예약을 받아줘서 놀랐고 이런 식으로 헤어 메이크업을 한다는 것에도 놀랐다.
알고보니 중국에서 몇 년 일하다가 코로나로 귀국했다는 후쿠오카 출신 남자애였다. 끼워 맞추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이런 식으로의 예약도 받아준 건가. 멋대로 생각했다.

내년엔 뉴욕으로 갈 예정이라는 야심 넘치는, 구찌를 좋아하고 히라주쿠에서 쇼핑하기를 좋아하는 이 프리랜서의 메이크업은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얀조차도 내가 하는 데일리 메이크업이 낫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한 번쯤은 프로가 하는 메이크업 받아보고 싶었으니까 그걸로 만족했다.



문제는 메이크업이 마음에 안드니까 사진 촬영을 자신 있게 못하고ㅠ
빈티지 샵에서 겟한 자켓이랑 집에서 가져온 드레스 코디는 맘에 들었지만 화장이 맘에 안 드니 클로즈업은 참기롴ㅋㅋㅋ ㅠ
대충 사진들은 이런 식으로 걷고 뛰고 경직되고 그랬습니다 ㅋㅋ 그래도 나름 재미있었다!





메이크업 후, 사진 촬영 전 연료를 놓어주자구!
호(스)텔 주변에 있는 눈여겨봤던 카레 집에 가봤는데 얀이 먹은 저 귀엽게 달걀이 올라간 키마 카레가 맛났다.



호텔 주변에서 좀 찍다가 나카메구로에 가서 또 찍자고 계획했었는데 찍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늦어졌다.
도착하니 해가 질 무렵이고 바람이 불기 시작해서 일단 아푸리에서 라면 한 그릇.
한 입 먹자마자 유자 향이 스읍 퍼진다. 맛있네. 동그랗게 말린 차슈도 귀엽구로.



후식을 게을리할 수는 없으니 먹고 나서 유명하다는 아이엠 도넛에 가봤다. 다섯 명 정도 줄 서 있고 그 끝에는 솔드 아웃 사인을 든 알바생이 너무 미안해서 지금 이 자리에서 없어지고 싶다는 일본인 특유의 표정을 지으면서 서 있길래 내가 더 미안해져서 빨리 자리를 떴다.

그거 아니라도 나카메구로는 볼 거 먹을 거 천지빼까리였으니까. 가격이 좀 비싸 그렇지 흠흠.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얀은 결국 오래된 popeye 이슈를 아래 서점에서 하나 건지고 좋아했다.
나카메구로 힙 터지고 다 좋고 그런데 정말 요즘엔 어딜 가나 힙 터지는 데는 많아서 이런 거에 쉽게 감동하기 어렵게 되었다는 게 좀 슬퍼지면서 걸어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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