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적응에는 예상했던 바와 같이 대차게 실패했다.
오후 10시쯤 살짝 졸다가 11시쯤 제대로 잠들어서
오전 3시쯤 눈이 떠져 한 세 시간 깨어있었다.
얀은 어디서든 잘 먹고 잘 잔다.
호텔방에서 홀로 싸우는 시차 적응은 참 별로다.
10시에 눈썹 왁싱을 핫 페퍼를 통해 예약해 뒀다.
도착한 다음 날에 시차 적응을 못해 몽롱한 머리를
눈썹을 쫙 쫙 떼어내며 깨보려던 나의 계획.
나쁘지 않았어.
조금은 깨는 느낌이 들었다.
가벼워진 눈썹과 함께 우에노 공원으로.
볼거리는 많았고 날씨도 좋았고 사람들은 많았다.
골든 위크라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우에노 동물원에 가려고 엄청 몰린 듯했다.
점심은 일본 정식집 오오토야에서 먹었다.
체인이라고 들어서 오래 기다릴 거라 생각을 못했는데
한 삼 십분 기다린 것 같다.
골든위크는 대단하네.
한국의 설날이나 추석에 서울이 텅 빈 것처럼
도쿄도 텅 빌 거라 예상했던 내가 무지했다.
이곳을 선택했던 이유는 사실 시도해보고 싶은
메뉴가 있었기 때문.
그게 바로 이 낫토 파르페.
지난번 일본 방문 당시 얀이 겁도 없이
회전 초밥집에서 낫토를 덥석 집어 들고 먹었다가
호되게 당한 경험이 있다.
낫토를 오랜 시간 싫어하던 사람이 오오토야에서
이 메뉴를 알고 낫토를 좋아하게 되었단 말을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러 이곳을 찾아서 시켜보았다.
한 입 먹고 일그러지는 얀의 얼굴을 보고
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낫토를 시도해 봤는데,
작게 한 입을 먹고 하루 종일 입 안에서 냄새가
쿰쿰하게 맴도는 바람에 고생했다.
가지고 다니는 구강청결제도 별 역할을 하지 못하더라.
낫토는 대단한 음식이구나.
낫토 말고 다른 메뉴들은 정말 맛있었다.
내가 시킨 고등어구이, 얀의 치킨, 그리고 후식 티라미수까지 다 다 맛있었다.
아키하바라가 우에노에서 상당히 가까워서 가봤다.
얀이나 나나 게임을 잘하지 않아서 뭐가 뭔지
잘 몰랐지만 뭔가, 뭔가 엄청나다는 느낌!!
몰라, 모르겠지만 대단하다!!
이런 것들을 팔고, 사고, 모은다는 것이 신기하다.
어떤 원피스 카드가 막 몇 백 유로 하던데
이런 걸 사두면 나중에 가치가 더 올라갈까 떨어질까
특정 문화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할 법한 이야기를 나누며 아키하바라 투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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