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턱에서 딱 딱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베를린에 온지 이제 3년, 그 전부터 나던 소리였으니까 한 4년은 족히 된 것 같다.
꽤 컸던 소리가 사라지고, 통증이 시작되었는데 소리가 나고 입이 잘 안다물어질 때부터 의사들만 만나면 이게 왜 이런 걸까요
묻고 다녔었는데 다들 잘 때 이를 갈아서 그렇다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냐는 말으로 끝이었다.
누구 하나도 턱 전문의에게 가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무식하지만 그런 의사가 있는지도 몰랐다.
통증이 시작되고 베를린의 담당 치과의사에게 몇 번을 갔더니, 잘 때 끼라며 마우스피스 하나를 해줬다.
그걸 끼고 몇 개월은 통증도 덜했고, 그렇게 낫는 줄 알았다.
이번 겨울이 오고, 머리도 감기 힘들정도의 통증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치아 상태가 완전히 뒤틀려서 입이 안다물어지게 되었는데
그제서야 의사들은 히든카드라도 되는 양 하나 둘씩 아는 턱 전문 의사들의 연락처를 내주기 시작했다.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간도 돈도 꽤 많이 써야 차도를 볼 수 있는 상황인 것 같다.
통증은 왔다가 또 사라지고 하는데, 이제 턱 교합이 이미 잘 못 된 상태라 밥을 먹기가 힘들고 입이 안다물어지는 게 스트레스다.
일상 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는 게, 그게 또 금방 고쳐지는 게 아니라는 게 생각보다 상당히 우울해지는 일인데
독일어를 못해서 병원이나 보험사에 전화해서 묻고 싶은 것을 물을 수도 었다는 것이 사실 가장 힘든 부분이다.
이미 이렇게 된 것, 치료를 돈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최대한 제대로 받아보고 싶은데
검색도, 전화도 할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으니 정말 많이 답답하다.
독일어 잘 못해도 베를린에선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계에 부딪친 느낌.
해외 생활 힘듦은 보통 정신적인 부분이라 술 한 잔 마시고 뭐 그러면 또 괜찮아졌는데, 몸이 아프고 그 상황이 나아지기 힘드니 정말 집에 가고 싶어진다.
좋게 좋게 생각하면 이것도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까.
'Berlin > Berlin_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0413] 부활절 연휴 마지막 날 / 팥 앙금, 만쥬 만들기 / 김치 만들기 / 봄 맞이 대청소 / 산책 (0) | 2020.04.16 |
---|---|
[20200410] 명이나물 페스토로 파스타 만들기 / 산책 / 나치 벙커 갤러리 / Sammlung Boros (0) | 2020.04.13 |
[20191102] 코리아 인 베를린 (0) | 2019.11.03 |
[20190202] 가족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 (0) | 2019.02.03 |
[20190131] 비자로 빼곡한 여권에 비자를 또 더했다 (0) | 2019.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