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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Berlin_life

[20190202] 가족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




한국에 살았을 때도 솔직히 가족을 보고 싶다고 항상 볼 수 있는 건 아니였다.

혼자서 서울에 꽤 오래 살았고, 부모님은 고향에 동생은 또 다른 도시에 살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만큼 큰 나라는 아니니까 무리를 하면 몇 시간안에 볼 수 있었다.

해외에 산다는 건 그게 불가능해진다는 것.


a와 나는 이웃 도시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를 한다는 것, 그리고 유럽에서의 생활을 동경한다는 것이

큰 공통점이 되어서 대학생 때 친해졌는데 지금은 정말 그 때 원하던 것이 이루어져서 

a는 런던에서, 나는 베를린에서 터전을 잡고 일하고 살고있다.

가끔 만나거나 이야기를 하는데 지난 번 한국에 다녀와서는 한 달 동안 엄마 생각에 잠을 못잤다 했다.

a가 엄마와 사이가 안 좋은 걸 오랫동안 알고 있었으니까, 싸웠냐고 물었더니

네가 일주일 동안 머물다가 가고 나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다음 생에는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있는 엄마와 딸로 태어나자 라는 톡을 

런던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엄마에게 받고는 그 생각에 잠을 못잤다 했다.


이제 a도 나도, 한국은 무리를 해야 일 년에 한 번 갈 수 있는 곳이 되었고 그렇게 되기를 오랜 시간 바라왔는데

부모님이 이렇게 나이가 드셔서 우리를 필요로 하실 줄, 그리고 그 모습이 이렇게 가슴 아플줄은 몰랐다.


우리 가족은, 이게 무슨 가족이여 싶을 정도로 미워하고 박 터지게 싸우며 살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각자 떨어져서 사는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러니하게 대화의 시간은 길어지면서 최근에는 꽤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리상담사들이 가족 문제가 있으면 일단 같이 살지 말라고 하는 게 그런 이유인가 하며 혼자서 깨닫기도 했다.

아무튼, 이런 가족사를 가진 나도 요즘엔 가족 관련 영상만 보면 질질 짜고 있다. 가족을 자주, 많이 떠올린다.

엄마와 딸이 쇼핑하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보면 많이 부럽다, 가족이 주는 안정감이 가끔은 많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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