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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Berlin_life

[20210316] 나의 아저씨 보기. 뒷북 치기.

 

한 달 전쯤 눈 많이 내렸을 때, 귀여브라

 

넷플릭스에 들어갈 때마다

이선균과 아이유가 까꿍 까꿍

자꾸 추천목록에 올랐던 건

꽤 오래된 일인데 관심도 없었다.

나의 아저씨 이게 뭐여,

중년의 남자가 어린 여자 좋다는 내용인가 

어린 여자보다는 중년의 여성에

더 가까워지려는 나이라

어린 여자 최고 이런 뻔한 내용이면

기분 나빠질까 봐 안 봤다.

 

최근에 추천을 받고 시작했는데 

첫 화가 이렇게 스릴 있을 줄이야.

전혀 상상했던 게 아니라서 더 그랬나 

첫 화에서는 그냥 다 좋았다.

끝까지 다 좋았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대부분 좋았다.

 

삼십 대 중반이 되니까

이제야 진짜 스스로가 어른 같다.

근데 이게 나 스스로가 성숙해서,

누릴 수 있는 게 현저히 많아져서

그런 게 아니라

부모님 건강 걱정을 진짜로 해야 하고

내 건강 걱정도 진짜 되고 

이제 부부니까 혼자서 맘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돈이 있고 없음이

이제 진짜 내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으니까

하기 싫은 일도 하고 있을 때 어른 같다.

 

나는 사람이 덜 돼서

가능하다면 도망도 잘 다니고 

그래서 하다 하다 독일까지 도망을 와서 살고

자기가 자초한 일이면서

내가 세상 가장 불쌍한 사람이네 엉엉엉

이럴 때가 있는데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은 

나와는 정반대.

심지어 드라마 속 아이유도 나보다 더 어른이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잘 참을 줄 안다는 건가.

억울한 일도, 화나는 일도, 무서운 일도

티 내지 않고 참는 게 어른이고,

그게 그 사람을

좋은 배우자, 좋은 부모, 좋은 자식 등등으로

만들어주는 건가.

그런데 그러면 참고 참는 와중에

나는 사라지면 어쩌지.

좋은 배우자, 딸, 직원 등등이 되는 와중에

"나"라는 사람이 사라지면 어쩌지.

가족, 사회 내에서 맡은 바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도

그래도 언제까지고 "나"였으면 좋겠는데

이런 욕심쟁이!

 

방금 욕심쟁이 쓰려고 했을 때

순간 욕심쟁이인지 욕심장이인지 

조금 헷갈렸다.

아아 장이, 쟁이, 로써, 로서 

이건 내가 중학교 2학년 시험칠 때 

미친 듯이 외운 이후로 한 번도 헷갈린 적 없는

내 마지막 남은 한국어 문법 자존심인데

이걸 헷갈리면 진짜 안되는데ㅠ

역시 블로그를 자주 써야겠다 덜 까먹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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