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회사에서 일한지 2월 5일부로 1년이 되었다.
베를린에서 벌써 세 번째 회사이지만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일하는 재미도 조금은 알게 되고, 팀 스피릿도 느껴보고 그래서인지 승진도 알 수 있었다.
지난 회사들에서는 정말 지독하게 팀에 적응 못하고, 일하기도 싫어서 힘든 날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남들은 보통 1년 안에는 끝내는 주니어 매니저 포지션도, 물론 분야를 바꾼 탓도 있겠지만, 2년 정도로 길어졌었다.
걱정도, 원망도 많이 했었지만 결국은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제일 컸다, 왜 이것밖에 못할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만 하는데 같은.
이번 회사에서는 비슷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믿고 있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사를 잘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사는 나보다 네 살정도 어린데, 학생 때부터 인턴으로 시작해서 벌써 경력이 상당하다.
경력도 경력이지만 정말 빠릿빠릿하게 문제의 요점을 정확히 짚어내고 뭐가 지금 당장 필요한지 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공과 사를 정확히 구분하고 누구에게나 득이 되는 결론을 차분히 잘 이끌어 낸다. 이런 상사가 있을 수 있나 싶은 상사를 만나서 일하고 있다.
물론, 단점은 당연히 있고 감정 소모가 서로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대체로 그녀의 노력에 의해 어떻게든 넘어간다.
1년이 되던 당일에는, 회사에 갔더니 책상에 "Happy 1st anniversary" 라는 메세지가 적힌 작은 조각 케이크 상자가 있었다.
많이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있는 동안 더 많이 배우고 잘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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