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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Berlin_life

[독일에서 양악수술] 부작용이라면 부작용 그리고 한탄

 

 

 

수술 한 지 이제 2년 반이 지났다.

핀제거 수술도 벌써 8개월 전이다.

 

오늘 거울을 보다가 확 짜증이 나서 

얀에게 다시 한국에 가서 안면 윤곽 수술하고 싶다고

한국에서 수술할 걸 그랬다고 한참 불평했다.

 

수술을 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울퉁불퉁했던 턱선이 더 도드라지고

아래쪽 턱도 밸런스가 안 맞는 게 눈에 띈다.

무턱을 다시 맞추는 기능적 목적은 달성했지만

미적으로는 실패한 수술인 것 같다.

얼굴이 작아지거나 얇아지거나 

그런 걸 바라고 한 수술은 아니지만

턱선이 이렇게 울퉁 불퉁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혹시나 더 심해지거나 도드라지지 않을까 

솔직히 걱정된다.

 

 

수술비는 약 700만 원 정도 들었다.

일부는 보험 회사에서 커버를 해줬는데도 

사비로 700만 원이 들었다.

한국보다 싸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독일에서 매달 내는 건강보험료가 꽤 되기 때문에

그걸 벌써 5년 넘게 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독일에서 수술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독일에서 아프면 다 공짜로 치료받는다는 사람들이

가장 이해가 안 간다.

한 달에 건보료를 얀과 같이 거의 100만 원씩 내고

회사에서 부담해 주는 것까지 하면 거의 200만 원씩 

우리 이름으로 건보료를 내고 있고

얀은 일 년에 한 번 의사를 볼까 말까 하고

나는 아플 때마다 의사한테 가면 더 검사를 하거나 치료를 받으려면

더 돈을 내라는 말을 자꾸 듣는다.

이렇게 건보료를 매달 많이 내는데

수술도 결국 검사비까지 다 해서 700만 원을 냈다.

건보료도 안 내고 의사한테 가는 사람들도 있는지

독일에서는 이런 것도 공짜로 치료받아요 이런 사람들을 본다.

나만 흑운가?

나만 한 달에 건보료 파트너랑 같이 100만 원씩 내고

수술할 때 700만 원 내고 나만 그런가?

 

더 열받는 건 이렇게 건보료를 내도

의사 얼굴 한 번 보기가 너무 힘들다는 거다.

사보험으로 갈아타면 예약이 바로바로 잡힌다던데

그럼 한 달에 얼마를 더 내라는 건지?

의사를 겨우 보면 자꾸 돈 더 내는 검사를 해야

결과를 말해줄 수 있다고 해서 또 짜증 난다.

 

독일에서 살아 본 사람들은 알 거다.

세금을 얼마나 떼가는지, 그래서 돈 모으기 얼마나 힘든지.

월급도 그렇게 안 높은데

거기에서 매달 40%가 벌써 세금으로 나간다.

그 돈으로 월세 내고 공과금 내고 음식, 정말 생활 필수품들 사고 그러면 정말 돈이 없는데

거기에서 또 쪼개서 700만 원을 만들어서 수술을 했더니

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난다.

 

 

한국에서 했다면 얼굴 선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한국에선 수술 후에 이런 턱 선 나왔다는 후기 읽은 적 없는 것 같은데

아무 소용없는 후회만 하고 있다.

오늘 같은 날엔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불평하는 것도 지겹고 불평하는 나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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