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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Berlin_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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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양악수술] 수술 후 일 년 어제였나 수술 한지 딱 일 년 되는 날이었다. 천천히, 하지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 한 달은 정말 힘들었고 건더기 있는 것을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체력을 많이 회복했었다. 세 달째에는 심지어 긴 여행도 잘 다녀왔고 감각도 생각보다 금방 돌아왔었다. 하지만 수술 후 7 달이면 끝난다던 교정을 아직도 하고 있고 재활도 아직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가고 있다. 턱 통증이 매우 최근까지 나아지지 않아서 걱정이 많았다. 얼굴 형태도 생각보다 많이 바뀐 것 같아서 후회도 했다. 한국에서 했으면 미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해주지 않았을까 하면서 독일에서 수술한 것을 후회했다. 턱에 박혀있는 나사 제거도 할 생각을 하면 무섭다. 그래도 일 년이 지나니까 끝이 보이기는 한다. 교정이 끝나는 날엔 얼마나 홀가분할지 ..
[20210724] 베를린 생활 - 다시 노멀으로 독일이 홍수 때문에 난리라고 하고 태풍이 올 예정이라며 남부 지방은 또 긴장하고 있는 것 같지만 베를린은 내가 아는 한 큰 피해는 없다. 올해 여름은 자주 덥고,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길게 느껴진다. 불평하는 듯 들릴 수도 있지만 전혀 불평이 아니다. 유럽 생활이 길어지면 이렇게 해가 길고 쨍쨍한 날이 많이 많이 소중해진다. 하루하루가 비슷하다. 일하고, 또 일하고 아직도 재활하고 교정 치과 다니고 가끔 산책하는 생활. 얼마 전에 인스타에서 무슨 피드를 읽었는데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어제까지 해본 적이 없는 일을 오늘 한 번 해보라고, 경찰서에 들어가서 경찰관들한테 그냥 음료수 하나 건네면서 수고 많으시죠 말 건네는 것, 해본 적 없으면 한 번 해보라고. 매일매일이 같으면 그냥 세월이 빨리 느껴지고..
[독일에서 양악수술] 수술 후 약 10달 경과 / 왼쪽 턱 통증으로 진료받음 / 물리 치료, 교정 여전히 진행 중 수술 후 약 10달이 지났다. 수술 후 7달 정도만 하면 된다는 교정은 아직도 하고 있고 심지어 아직 끝나지도 않았으며 적어도 한, 두 달은 더 해야만 할 것 같다. 일 년을 꼬박 채우게 될 것이다. 교정 기간만 길어지고 있으면 별 수 없지 하면서 기다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신경이 많이 쓰이는 건 아직도 남아있는 통증. 나는 개방교합 때문에 양악을 하게 된 경우인데, 개방교합보다 더 큰 문제는 사실 턱관절 장애였다. 몇 년 전부터 왼쪽 턱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이런 경우 많다고, 크게 걱정하지 말라며 밤에 잘 때 끼고 잘 수 있는 마우스피스를 처방받고 육 개월인가, 일 년 즈음 사용했을 때 턱, 귀 속, 머리까지 이어지는 강한 통증이 생겼었다. 물리치료를 받으면 괜찮아지고, 생겼다가 괜찮아지고 그렇..
2021년 4월 - 한국에 오던 날 오월에 있는 동생 결혼식 때문에 오월에 한국에 가려고 했었다. 그때쯤이면 백신을 맞고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되겠지? 꿈이 야무졌었다. 그 와중에 이직에 성공해서 오월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이 났는데, 새 회사에서는 업무량이 상당할 것이 예상되어서 오월에 한국에 가면 오랜만에 간 한국에서 일만 하다가 올 것 같았다. 그럼, 지금 (당시 4월 초) 한국에 가자. 결혼식에는 참석 못하더라도 결혼식 전에 가족들과 동생 약혼자를 보고 현 회사에서는 단축 근무 중이니까 그나마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이게 될까? 이게 맞나? 하다가 몰라, 가자!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의외로 쉬웠다. 한국 입국을 위해서는 72 시간 이내의 PCR 검사 결과 (음성)가 필요했으니까 검사 예약을 하고 (55€) ..
[20210328] 참지 않을 용기 요즘 stopasianhate 슬로건이 여기 저기에서 보인다.해외에 사는 아시아인인 나도 당연히 관심이 간다.해외에 사는 한인들의 블로그나 유툽 비디오들을 자주 보는데 그 분들도 조금씩 자신의 경험이나 의견을공유하고 있다. 인종차별은 민감하고도 어려운 문제라고 느낀다.해외 생활을 하기 전에는 인종차별이 너무 명백하게 드러나는, 누가 보더라도 절대 악.그런 상황, 문제일거라고 믿었고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화를 부들부들 내던가소리를 치고 욕을 하던가 암튼 잘 받아칠 것 같았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듣는 칭챙총, 니하오를 제외하면머릿 속에 오래 맴돌면서 나를 괴롭혔던 상황들은자주 나만 민감한 사람이 되기 쉬운 subtle한 상황들이었다.절대적인 악이라서 누구라도 듣고 이 나쁜 년, 놈이!!!이렇게 될만한 상황이..
[20210327] 독일에서 먹고 살기 요즘은 금요일이 되면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주 내내 고민하며 정해둔 특별식(?)을 요리하거나 주문해서 차가운 맥주와 함께 먹는다. 그리고 주말 내내 보통 몸에는 안 좋지만 너무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대부분 고민 없이 사고, 먹는다. 오늘은 어쩌다 생긴 작은 라클렛용 감자를 삶아서 마트에서 사 온 gruyere 치즈와 하몽을 얹어서 간단한 오븐식 라클렛을 해 먹었다. 냉장고에는 어제 와인 전문점에서 산 맛있는 화이트 와인이 있어서 같이 마실까 하다가 참았다. 다 먹고 나서는 산책 겸 rosenthalerplatz 쪽으로 걸어갔다가 그동안 가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던 고기, 치즈 전문점에 들어가서 오랫동안 찾아다녔던 guanciale를 샀다. 제대로 된 까르보나라를 만들려면 필요한 고기인데 베를린에서는 찾..
[독일에서 양악수술] 수술 후 약 7달 경과 / 통증 거의 사라짐 / 턱 모양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함 / 교정 기간 연장 손가락 네 마디 정도 벌어지는 입 왼쪽 턱 통증 거의 사라짐 물리치료 마지막 단계 턱 모양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함 수면 시에만 고무줄 착용 교정 기간 연장 일 년은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한 7개월 반 정도 지났다. 시간이 약이다 이런 소리 싫은데 싫은데 자주 맞긴 하다. 물리 치료 시작하고 두 달 정도 거의 매주 2번씩 꼭 꼭 갔었는데 그래도 왼 쪽 턱 통증이 아침마다, 하품 할 때마다,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마다 있어서 나중에는 짜증이 났다. 남들은 6개월 지나면 통증은 당연히 없고 못 씹는 음식이 없던데 나는 아직 사과 씹는 것도 힘들다니! 그런데 2월 말부터인가, 3월 초부 터인가 그즈음부터 왼쪽 턱 통증도 거의 사라지고 사과는 물론, 당근도 천천히 씹을 수 있게 되었다. 오오 통증 없는 아침이..
[20210316] 나의 아저씨 보기. 뒷북 치기. 넷플릭스에 들어갈 때마다 이선균과 아이유가 까꿍 까꿍 자꾸 추천목록에 올랐던 건 꽤 오래된 일인데 관심도 없었다. 나의 아저씨 이게 뭐여, 중년의 남자가 어린 여자 좋다는 내용인가 어린 여자보다는 중년의 여성에 더 가까워지려는 나이라 어린 여자 최고 이런 뻔한 내용이면 기분 나빠질까 봐 안 봤다. 최근에 추천을 받고 시작했는데 첫 화가 이렇게 스릴 있을 줄이야. 전혀 상상했던 게 아니라서 더 그랬나 첫 화에서는 그냥 다 좋았다. 끝까지 다 좋았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대부분 좋았다. 삼십 대 중반이 되니까 이제야 진짜 스스로가 어른 같다. 근데 이게 나 스스로가 성숙해서, 누릴 수 있는 게 현저히 많아져서 그런 게 아니라 부모님 건강 걱정을 진짜로 해야 하고 내 건강 걱정도 진짜 되고 이제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