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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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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3] 우에노 공원 / 일본 정식 식당 오오토야 / 아키하바라 시차 적응에는 예상했던 바와 같이 대차게 실패했다. 오후 10시쯤 살짝 졸다가 11시쯤 제대로 잠들어서 오전 3시쯤 눈이 떠져 한 세 시간 깨어있었다. 얀은 어디서든 잘 먹고 잘 잔다. 호텔방에서 홀로 싸우는 시차 적응은 참 별로다. 10시에 눈썹 왁싱을 핫 페퍼를 통해 예약해 뒀다. 도착한 다음 날에 시차 적응을 못해 몽롱한 머리를 눈썹을 쫙 쫙 떼어내며 깨보려던 나의 계획. 나쁘지 않았어. 조금은 깨는 느낌이 들었다. 가벼워진 눈썹과 함께 우에노 공원으로. 볼거리는 많았고 날씨도 좋았고 사람들은 많았다. 골든 위크라 가족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이 우에노 동물원에 가려고 엄청 몰린 듯했다. 점심은 일본 정식집 오오토야에서 먹었다. 체인이라고 들어서 오래 기다릴 거라 생각을 못했는데 한 삼 십분 기..
[20230501 - 02] 도쿄도착 비행기 출발 오전 9시 5분. 나는 공항에서 비행기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지루하고 아까운데 얀은 매번 한 세 시간 일찍 가있으려고 한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없어서 시튜리티 콘트롤 한 게 그다지 유용하게 쓰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일찍 진행이 된 듯. KLM을 가격 때문에 자주 이용하는데 나쁘지 않다. 오랜만에 타봤는데 인플레로 비용 절감을 위헤 식사양을 줄인 것 같았지만 중간 중간 간식을 줬다. 이 스트룹 와플 맛있었음! 그나저나 암스테르담에서 나리타까지 12시간 30분 실화인가. 러시아 전쟁이 허리, 목, 다리, 말 그대로 온 몸으로 와닿는 순간. 속이 메스껍고 이젠 더 못하겠다 싶을 즈음 비행기는 나리타에 도착했다. 비행기 안은 신기할 정도로 일본인은 많이 없었고 대부분 유럽인들이었다. 도착 시..
2022년 8월 - 부산이 그립다 얀도 나도 부산을 많이 좋아한다. 나야 고향에 가까운 곳이니 좋아한다고 해도 얀은 왜 그렇게 부산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바다를 많이 좋아하니까. 그러기에는 바다가 있는 도시들은 많이 있는데. 어렸을 때는 부산에 가는 날은 엄청 설레었다. 그 전날부터 막 설렜다. 내 고향은 부산 바로 옆에 있는 도시이지만 외부에서 오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사투리를 안쓰는 사람들도 있었고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도 억양이 은근히 다르거나 약했다. 부산에 가면 누구나 한결 같이 신나는 부산 사투리로 말해주고 사람들도 뭔가 시원시원한 느낌. 어린 내 눈에는 사람들이 다들 멋지고, 멋진 곳들도 많았다. 대학 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후에는 고향에도 잠깐씩만 들렀고, 부산으로 내려올 일은 없었다. 잠시 들렀을 때엔 일본에서 온 친척들이..
[에스토니아 탈린] 20210624 - 0625_일 년 중 해가 가장 긴 미드썸머 한국과 일본 제외하면 가장 많이 방문한 나라, 가장 많이 방문할 나라가 에스토니아라니. 아직도 에스토니아 사람과 결혼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사실 그게 뭐 별건가 외계인 만나서 결혼한 것도 아닌데. 그래도 가끔은 내가 자라온 곳과 얀이 자라온 곳이 다르기는 참 다르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들을 분명히 있다. 예를 들자면, 이번에 확실하게 경험한 미드 섬머. 미드 섬머는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긴 기간인데 겨울이 길고 해가 무척 귀한 북유럽에서는 축제와 같은 기간이라서 대부분의 북유럽에서는 빨간 날이라고 한다. 에스토니아도 며칠을 쉬는데 오랜만에 시부모님도 만나고 얀이 볼 일도 보고 에스토니아 미드섬머도 제대로 경험할 겸 탈린에서 며칠을 지내다 왔다. 이번에는 올드타운을 너무 너무 사랑하는..
[포르투갈 포르토] 20201022_마지막 날, 문어밥&바깔라우 요리, 가이아 산책, 쿠토치약&메이아두지아 잼 쇼핑, 레라이라에서 마지막 식사 마지막 날이 왔다. 신기하게도 날씨가 너무 좋았고, 우리는 마지막 날을 최대로 즐길 준비가 되어있었다. 그래도 문어밥 안 먹고 떠나기는 아쉽지 않아? 좋은 식당 검색해서 한 번 가보자. 밥에 환장하고 문어에 또 환장하는 내가 아니라 얀이 말했다. 오케이. 어제 저녁에 예약해 둔 비싼 레스토랑 취소해서 여유 자금도 있겠다 좀 괜찮은 식당에 가보자 하고 찾은 곳. Solar Moinho de Vento. 렐루서점과 꽤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어밥을 일 일분, 그리고 오늘의 메뉴 같은 것에서 바깔라우 요리를 시켰는데 양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따뜻한 밥이 불고 또 불어서 양이 더 늘어나는 것 같았고, 내가 먹은 밥도 내 뱃속에서 불어나는 것 같았다. 나중에는 점심으로 먹은 요리들이 하루종일 걸어 다녀도 ..
[포르투갈 포르토] 20201021_Gaia 두번째 구경, 카스트로 에그타르트, 초콜라테리아에콰도르, 감바스 알 하이요 요리해먹기 일기예보가 틀려서 기분이 좋을 때가 있다. 이 날이 딱 그랬던 날. 흐리거나 비가 올 거라 했는데 해가 따스하고 맑은 날이었다. 동루이스 다리는 이 층(?)으로 되어있는데 얀이 이번에는 위층으로 건너서 Gaia에 가고 싶다길래 그러자 했다. 건너가면 수도원이 있는데 거기 가봤더니 전망이 또 이렇게나 좋다. 다리 위를 건너는 트램이 있어서 타고 갔는데 창문 밖으로 보는 도루강도 건물들도 다 예뻤다. 성인이 될 때까지 거의 이십 년을 살았던 동네는 나중에 알고보니 위험한 곳으로 알려진 지역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린 나이에도 여기에서는 무슨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골목들이 학교와 집 사이에 수도 없이 많았다. 좁고 가파른 골목들을 보면 무섭기도 하면서 어릴 적 기억이 난다. 포르투도 좁..
[포르투갈 포르토] 20201020_렐루서점, 매일 가는 만테이가리아, 상벤투역, 봉골레 파스타와 감바스 알 하이요 요리해먹기 어제보단 바람은 덜 불고 비도 적게 왔지만 그래도 화창한 날은 아니었다. 아무리 사전 조사를 하지 않고 여행을 와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포르투에서는 렐루 서점. 해리포터 팬이라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 왜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알고 있었다. 서점에 들어가는데 입장료를 내야 한다. 그것도 1유로 정도도 아니고 5유로. 피렌체에 가서도 두오모에 올라가지 않았는데. 기다리기 싫고 입장료 아까워서. 비가 오니까 어디든 들어가보고 싶어 져서 일단 표를 샀다. 외관부터 이쁘기는 하다. 3유로 정도면 딱 적당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둘러볼만한 가치는 있었다. 독일에 살다보면 모든 건물의 직선미에 익숙해지는데 포트투는, 렐루 서점은 곡선 또 곡선에다 빨간색 같은 화려한 색이 더해져서 사람을 ..
[포르투갈 포르토] 20201019_대서양 구경, Lareira - 최고 맛있는 샹그리아, Gazela - 포르투갈식 핫도그, 저녁 만찬, 포르토 와인 얀은 아침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나를 깨우더니 택시를 타자고 했다. 일기 예보에서 오늘 오후까지 그나마 맑고, 그 후엔 거의 일주일 가량 비가 온다고 해서 마음이 진짜 급했나 보다. 우버였나? 부르자마자 신속하게 도착해준 아주머니의 박력 넘치는 운전 스킬에 반하고 포르토 경사와 도로포장 상태가 스릴을 더했다. 왜 이러는 거야 대체, 그깟 바다 이번 여행 동안 엄청 볼 건데. 이건 바다가 아니야, 오션이야. 너 오션 본 적 있니?? 본 적 있는 것 같은데?? 아니 없나?? 이런 걸 아는 얀이 신기하면서도, 세계 지리 시간을 무지하게 싫어했던 기억이 나서 나만 모르는 건가 싶었다. 시내 중심에서 우버 잡아타고 10 - 15분 걸려 도착해서 본 대서양은 파도가 크고, 바람이 거셌다. 대서양이라고 더 특별할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