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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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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 명이나물 페스토로 파스타 만들기 / 산책 / 나치 벙커 갤러리 / Sammlung Boros 독일에서 봄이 되면 명이나물을 마트에서 싸게 판다고 예전부터 들었지만 요리에 워낙 관심이 없으니까 굳이 살 생각은 없었다. 찾아봐도 잘 보이지도 않았고. 오늘은 장을 보러 갔는데 드디어 명이나물이 보였다. 대충 유툽 비디오 본 게 있었으니 일단 세봉지 사보기. 독일 사람들이 명이나물 장아찌를 만들어 먹을리는 없고, 여기에선 어떻게 먹는지 살펴보니 페스토를 만들어 먹는 듯. 씻고, 다듬고, 잣을 볶아서 같이 믹서에 넣어서 갈다가, 마지막에 치즈, 올리브 유 넣으니 페스토 완성! 얀은 이거 냄새가 갈릭보다 심하다고 파스타 만들면 아주 조금만 넣어야 할 것 같다고 하다가 막상 파스타에 버무려주니 그다지 냄새도, 맛도 강하지는 않아서 나중에는 듬뿍 듬뿍 넣어 먹었다. 시간이 남아 넘치니 면도 홈메이드로. 얀은 ..
[20200404] 독일 직장 생활 / 멍청한 직장 상사 / 이직 / 온라인 송별회 지난 4개월 정도 동안은 회사 생활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있었다. 처음에는 살이 빠졌고 뒤이어 원형 탈모라고 하기에는 귀여운 사이즈의 빈 구멍이 머리에 하나 생겼다. 아직까지 발견된 건 하나인데, 혹시나 더 생기거나 그 하나가 더 커질까 싶어 남편에게 계속 확인하게 하고 있다. 상황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는 어딜가도 갑자기 화가 나고, 어디든 하소연하고 싶었는데 지나고 나면 상황이 달리 보이는 법. 더 냉철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별 것 아닌 것에까지 스트레스 받았던 건 아닌가 싶다.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 일 못하는 상사가 이직의 가장 큰 원인. 일 못하는 그 상사는 직장 생활을 하는 한, 정말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으면 하는 부류의 사람. 일을 못하는 것에 더해, 실수에 대해 항상..
[20200130] 수술 준비를 시작하고, 전 상사를 만났다. 지난 2-3 개월 정도, 회사에서는 큰 변화가 있었고, 이 변화가 꽤 많은 것을 바꾸었다.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 감사했던 (너무 완벽주의자라 힘들 때도 많았지만) 팀 리더 J가 회사를 그만두었고 J가 그만 두기 한 달 전쯤, J와 나 사이에 중간 다리를 해줄 시니어 포지션으로 K가 들어왔다. 불과 2 -3 주가 지났을 뿐인데, K가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은 강하게 왔고, 이거 좀 큰 일인데 싶다가도 조금 더 지켜보자 하는 사이, 새 팀 리더가 일을 시작했다. 그가 새 업무를 익히느라 바쁜 틈을 타서 K는 본격적으로 실수를 하고, 참신한 변명들을 만들어냈다. K가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아는 것은 나 뿐. 이 어매이징한 일 처리를 보고 감탄할 사람도 나 뿐. 이 아찔한 비밀을 혼자만 간직..
[20191102] 코리아 인 베를린 지난 금요일에는 아파서 회사를 못가고 병원에 병가 확인서(?)를 받으러 갔었다. 감기를 작정하고 병원에 예약을 해두고 걸리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일단 병원에 가서 무슨 문제가 있어서 병가 확인서를 받으러 왔다고 말을 하면 접수처 직원이 알겠다고 하고 일단 대기실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얼마나 기다려야하는지는 보통 알 수가 없다. 경험상 짧게는 이, 삼십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반 정도 기다려 본적이 있는데 금요일이라 그런지, 마침 내가 방문한 시간이 제일 바쁜 시간이었는지 두 시간 정도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한 시간씩 기다리는 걸 몇 번이나 하다보니 이제는 병원에 갈 때엔 항상 책을 들고 가는데 들고 간 책을 읽다 옆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잡지에 잠시 눈길이 갔다. EX..
[20190205] 1주년 기념일을 챙겨주는 상사 현 회사에서 일한지 2월 5일부로 1년이 되었다. 베를린에서 벌써 세 번째 회사이지만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일하는 재미도 조금은 알게 되고, 팀 스피릿도 느껴보고 그래서인지 승진도 알 수 있었다.지난 회사들에서는 정말 지독하게 팀에 적응 못하고, 일하기도 싫어서 힘든 날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남들은 보통 1년 안에는 끝내는 주니어 매니저 포지션도, 물론 분야를 바꾼 탓도 있겠지만, 2년 정도로 길어졌었다.걱정도, 원망도 많이 했었지만 결국은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제일 컸다, 왜 이것밖에 못할까, 다른 사람들은 다 잘만 하는데 같은. 이번 회사에서는 비슷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믿고 있다.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사를 잘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상사는 나보다 네 살정도 어린데..
[20190202] 가족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없다는 치명적 단점 한국에 살았을 때도 솔직히 가족을 보고 싶다고 항상 볼 수 있는 건 아니였다.혼자서 서울에 꽤 오래 살았고, 부모님은 고향에 동생은 또 다른 도시에 살고 있었으니까.그래도 한국이 중국이나 러시아만큼 큰 나라는 아니니까 무리를 하면 몇 시간안에 볼 수 있었다.해외에 산다는 건 그게 불가능해진다는 것. a와 나는 이웃 도시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자취를 한다는 것, 그리고 유럽에서의 생활을 동경한다는 것이큰 공통점이 되어서 대학생 때 친해졌는데 지금은 정말 그 때 원하던 것이 이루어져서 a는 런던에서, 나는 베를린에서 터전을 잡고 일하고 살고있다.가끔 만나거나 이야기를 하는데 지난 번 한국에 다녀와서는 한 달 동안 엄마 생각에 잠을 못잤다 했다.a가 엄마와 사이가 안 좋은 걸 오랫동안 알고 있었으니까, 싸웠냐고..
[20190131] 비자로 빼곡한 여권에 비자를 또 더했다 현재까지 받은 비자가 세 개, 오늘로 하나를 더해서 네 개가 여권에 빼곡히 있다. 담당자는 다음번 비자를 받을 때엔 새 여권과 새 사진이 필요하다고, 특히 꼭 새 사진으로 가져오라고 당부했다.사실 사진이 3년도 더 된거라 전형적인 독일인 공무원을 만났다면 임시 비자를 주고 사진을 다시 찍어서 오라고 했을 수도 있는데다행히, 드물게도 유도리있는 담당자를 만나서 경고(?)만 받고 새 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럭키! 이번 비자는 독일에 와서 받은 첫 자유(?) 비자로 이제 더 이상 회사 이름과 포지션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담당자는 비자를 주며 이제 너는 취업시장에서 자유야! 라고 말해줬고, 나는 주인에게 양말을 받은 도비의 표정을 하고 외국인청을 나왔다.독일에서는 2년동안 일을 하면 즉, 세금을 잘 가져다주..
[20190129] 집 떠나 아프고 날씨까지 우울하다 왼쪽 턱에서 딱 딱 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 건 꽤 오래전의 일이었다. 베를린에 온지 이제 3년, 그 전부터 나던 소리였으니까 한 4년은 족히 된 것 같다. 꽤 컸던 소리가 사라지고, 통증이 시작되었는데 소리가 나고 입이 잘 안다물어질 때부터 의사들만 만나면 이게 왜 이런 걸까요 묻고 다녔었는데 다들 잘 때 이를 갈아서 그렇다고 스트레스 많이 받으시냐는 말으로 끝이었다. 누구 하나도 턱 전문의에게 가보라는 말을 해준 적이 없어서 무식하지만 그런 의사가 있는지도 몰랐다. 통증이 시작되고 베를린의 담당 치과의사에게 몇 번을 갔더니, 잘 때 끼라며 마우스피스 하나를 해줬다.그걸 끼고 몇 개월은 통증도 덜했고, 그렇게 낫는 줄 알았다. 이번 겨울이 오고, 머리도 감기 힘들정도의 통증이 시작되었고 이제는 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