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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 in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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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양악수술] 핀제거 수술 2 // 수술 후 5일 - 실밥 제거까지 수술 직후부터 독일에 엄청난 더위가 찾아왔다. 2년 전에 수술했을 때도 겁도 없이 여름에 수술했다가 선풍기 하나 없는 독일 병원에서 엄청 고생을 했는데 벌써 까먹고 이번 수술을 또 여름으로 잡았다. 6월이면 독일 여름은 아직 선선하지 그렇게 생각하고 날짜를 잡았는데 껄껄. 수술 2 - 3일 후에 얼굴은 퉁퉁 부어오르고 뜨겁고 날씨도 너무 덥고 온 몸에 힘이 빠져서 잠만 잤다. 잘 때는 목 통증 그리고 붓기 때문에 바로 자기는 힘들어서 베개를 두 개 합쳐서 머리를 조금 높게 두고 잤다. 목이 왜 이렇게 아픈가 싶어서 검색을 해봤다. 전신 마취를 할 때 기도 삽관을 하는데 그게 목구멍 표면을 다 긁어놓는 것 같았다. 목 안을 누군가가 사포로 계속 긁어내는 듯한 통증에 비하면 입안에서 실밥들 주위가 따끔거리는..
[독일에서 양악수술] 핀제거 수술 1 핀 제거 수술을 할까 말까 정말 많이 망설였다. 개인적으로 저번 수술 당시, 마취하기 전까지의 기억이 너무 안 좋아서 그걸 또 겪어야 한다는 게 일단 너무 무서웠다. 수술 하고 나서도 또 얼마나 아플지 얼마나 부을지도 무서웠고. 저번 수술 때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그냥 수술하는구나 했는데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니까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힘들고 아이고 그래도 핀제거를 하기로 마음먹은 건 왼쪽 윗 잇몸이 주기적으로 붓고 염증이 나기 시작했는데 담당 치과 의사가 핀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조심스럽게 핀제거 하는 쪽을 추천한다고 했고 왼쪽 윗 부분 이 세 개가 다 뿌리 치료 후 시간이 많이 지나서 불안정한 상태인데 혹시나 나중에 임플란트를 하게 되면 핀이 없는 게 더 수월하겠다고..
[독일 직장생활] 중요한 것은 어떤 스킬을 배울지가 아니라 디지털 마케터, 혹은 퍼포먼스 마케터로 6년 가까이 일해왔다. 여러 분야의 다양한 규모의 회사에서 일하면서 어떨 때는 회사의 모든 일을 떠맡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부서, 특히, BI와 IT 그리고 세일즈 팀까지 아우르며 일하기도 했고 현재는 규모가 상당히 큰 팀에서 아주 작은 부분만 담당하면서 로보트처럼 같은 일만 반복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이전 회사에서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입사했다. 하지만, 회사 사이트를 새로 만드는 것에서부터 데이터 적재를 위한 모든 셋업을 하고 인터뷰를 바탕으로 웹사이트의 UX, UI의 개선 방향을 잡는 동시에 본업 (?)인 마케팅 캠페인까지 관리를 하는 것이 너무 벅찼다.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자만하고 있었던 상..
[20220206] 내가 코로나라니!! 크리스마스, 새해 휴가를 에스토니아로 다녀오고 나서 이틀 후부터 코로나로 열흘 정도를 앓았다. 삼 차 예약을 딱 하루 앞두고 24시간 내내 붙어있었던 얀은 괜찮은데 나만 걸린 걸 보면 얀이 먼저 삼 차를 맞았던 게 효과가 있었거나 잠시 혼자서 정기 검진 갔다가 한 삼십 분 쇼핑하고 왔을 때 뭔가 있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침에 어질어질 하고 감기 기운이 있어서 그냥 감기인가 했는데 오후부터 갑자기 너무 춥고 근육통이 심해져서 앉아있기가 힘들었다. 평소에도 독감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들이니까 조금 심하네 하면서 팀장한테 아프다고 연락을 하고 누웠다. 그리고 나서 삼일 동안 침대에서 거의 나가지를 못했다. 누가 다리 사이, 팔 사이에 큰 얼음을 끼우고 그 한기가 온 몸을 통해 퍼지는 것처럼 너무 너무 추웠..
[20211028] 신나는 독일 병원 투어 - 평발, 턱관절 장애 그리고 염증 독일에서는 보통 회사에 삼 일 이상 못 가서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보통 삼일인 듯) 아팠다는 증명서(?)를 의사에게 받아야 할 때나 뭔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프다, 감기 증상이 있다 등등 덜 심각한 상황이거나 문제의 원인을 자세히 모를 때 하우스닥터에게 간다. 우리 나라로 치면 의원(?), 가정의학과 정도 되려나. 대부분은 집 근처 한 병원에 하우스닥터 등록을 해두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때마다 들락날락 한다. 예약을 해야 하기도 하지만 문 여는 시간 즈음에 가서 주구장창 기다리면 의사를 당일에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의사가 뭔가 이상하다고 판단하거나 내가 좀 더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싶을 경우에는 이건 시작도 아니다. 하우스닥터가 그 분야의 전문의를 추천해주긴 하지만 그 전문의가 그 분야에서..
[독일에서 양악수술] 수술 후 일 년 삼 개월 - 여전히 남아있는 턱관절 문제 이제 교정기를 제거하고, 길었던 수술과 치료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듯 하지만 (교정기를 제거하고도 아직 튀어나온 이 때문에 투명하고, 끼우고 빼기 쉬운 교정 장치를 사용 중이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수술 때 심은 핀을 제거할 것인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 그리고 왼쪽 턱 통증의 원인이 여전히 턱관절 장애 때문인 건지 파악하는 것. MRI와 CT를 찍고 Charite에 예약을 하고 수술 후부터 경과를 담당했던 의사를 만났다. MRI와 CT를 보고는 일단은 턱이 다시 개방 교합의 증상을 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라 했다.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는 턱의 통증인데, 역시나 수술 전에 있었던 턱관절 장애가 나아지지 않았고 양 쪽 디스크가 제 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라고 했다. 어이가 없을 때 푸흡 ..
[20210902] 독일 층간소음 - 오래된 독일 집들은 종이로 지었나봐요 독일 층간소음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한국 층간 소음이 그냥 커피라면 독일 층간 소음은 티오피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모르려나 호호) 집을 무슨 종이로 지었나. 내가 이렇게 종이로 지은 집에 월세를 이만큼이나 내고 살다니.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층간소음이 가능한 집들이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베를린에서 네 번째 집. 첫 번째 집도 윗 집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 소리가 다 들렸다. 아이들이 뛰어다는 것도 아니고 성인 남성이 걸어 다니는 소리가 정말 쿵쾅쿵쾅 들려서 자주 잠을 설쳤다. 두 번째 집은 윗 집도 윗 집이었지만 같은 층 이웃들에게서 들리는 소음이 어마어마했다. 내 방에서 잠을 청하려고 할 때가 되면 거의 매일 밤 옆 집 사람이 티비를 틀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대사 하나 하나가 다 들렸다..
2021년 4월 - 한국에서 돌아오던 날 4월 초에 한국에 들어와서 거의 4월 마지막 날에 출국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니까 (이 날짜는 5월 1일로 변경이 된다 하하하하) 한 달 정도를 한국에서, 부모님 댁에서 있었다. 2주 동안 격리를 해서 집에만 있었는데도 넓은 집에서 지내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날씨도 따뜻했고 그래서 삶의 질이 높아지고 그랬다. 돌아오던 그 주의 삼, 사일을 제외하고는 한국에 있는 기간 내내 독일 시간에 맞춰서 일했기 때문에 거의 한 달 가까이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 있었던 것 같지 않았다. 야금야금 시간이 잘만 가서 리턴 티켓에 찍힌 날짜가 다가왔다. 4월은 사실 당시 근무 중이던 회사에서의 마지막 달이었고 5월부터는 새 회사에서 일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동안 쓰지 않았던 휴가를 3일 정도 쓰면 조금 일찍 퇴사가 가능했다..